회사들이 AI 라이선스를 샀습니다. 그런데 직원들이 잘 쓰지 못합니다. Gartner가 2026년 1분기에 호주 직장인 574명을 조사했더니, 85%는 회사에서 AI 도구를 받았는데 AI를 어떻게 쓰라는 명확한 지침이나 교육을 받았다는 사람은 절반뿐이었고, 86%는 개인 AI 도구를 따로 쓰고 있었습니다. 실제로 얼마나 쓰는지를 잰 호주 자료는 아직 정부 트라이얼 하나뿐입니다. 2024년 상반기 것이라 오래됐지만, 60개 가까운 기관에 라이선스 7,769개를 돌린 그 트라이얼에서 매일 쓰는 사람은 3분의 1이었습니다. 참고로 Microsoft가 말하는 “활성 사용자”는 28일에 한 번만 써도 활성입니다.
임원들 스스로 이 간극을 사람 문제라고 답합니다. BCG가 CxO 1,000명을 조사했더니(2024) AI 도입 문제의 70%는 사람과 프로세스였습니다. 기술은 20%고 알고리즘은 10%였고요. 이 70/20/10은 2018년 BCG 파트너의 경험칙으로 먼저 나왔고, 2024년 설문이 나중에 그 경험칙을 뒷받침했습니다. 호주는 더 구체적인데, Hays 설문(2026년 2~3월, 호주·뉴질랜드 응답 7,000명 이상 중 호주 5,223명, 채용사 자사 DB 설문)에서 응답자의 60%가 업무에 AI를 쓰고 그중 78%는 회사에서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.
다섯 기능으로 나눈 AI 직군 중 이번 편은 인에이블먼트입니다.
그 간극을 메우는 채용이 시작됐습니다
2026년 8월에 확인한 호주 공고 셋입니다(게시는 만료될 수 있어 내용을 남깁니다).
- AI Enablement Lead: 멜버른의 정부 기관(채용사 Talent 경유), 연봉 19만~20만 6천 호주달러. AI 로드맵과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, 조직 학습 프로그램까지 한 사람이 맡습니다.
- AI Academy Lead: ASX 150 기업(사명 비공개), 패키지 18만
24만 호주달러(퇴직연금 포함). 첫 과제가 임원 중심 Copilot 프리미엄 사용자 300500명을 실제로 쓰게 만드는 일입니다. 프롬프트 라이브러리와 역할별 플레이북, 사내 교육 영상. 그리고 직무 설명에는 참여도·도입률·학습 효과를 측정하고 그걸로 방식을 계속 개선하라고 적혀 있습니다. - AI Adoption Specialist: ABC(호주 공영방송). 워크숍, 프롬프트 라이브러리, 역량 클리닉.
공고가 요구하는 경력은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교육·체인지 매니지먼트·디지털 도입·커뮤니케이션 쪽입니다. 이 직군이 왜 생겼는지는 한 컨설팅사 공고 문구에 그대로 나옵니다. “대부분의 회사는 라이선스 배포하고, 점심 세미나 하고, 수료 대시보드 만드는 걸 ‘AI 한다’고 부른다. 6개월 뒤에도 일하는 방식은 거의 그대로다. 우리는 그렇게 안 한다.”(Novigi, AI Adoption Coach 공고)
이 일은 교육이 아니라 측정입니다
워크숍을 여는 것까지는 누구나 합니다. 이 직군은 그다음 일로 돈을 받습니다. 호주 정부 트라이얼에서 실무적으로 제일 쓸모 있는 발견 하나는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자신감이 올라가는 게 숫자로 나왔다는 겁니다. 세 가지 이상 형태로 교육받은 사람은 한 가지만 받은 사람보다 자신 있다고 답한 비율이 28%포인트 높았습니다(요약 보고서 기준이고 교육량별 집단 비교라 자발 참여 편향은 남습니다). 트라이얼이 거기까지 잰 거고, 이 직군이 만들 건 그다음인 도입 전후 데이터입니다.
2026년 6월 BCG 조사(십여 개 시장의 현장 직원·관리자·임원 1만 2천 명 가까이)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쓰는 현장 직원의 42%가 주 8시간, 하루치를 아낀다고 답했습니다. 그런데 66%는 그 시간으로 뭘 할지 지침을 거의 못 받았고, 절반 넘게는 아낀 시간을 더 중요한 일에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. 시간이 줄었다는 응답만으로 생산성이 늘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겁니다. 영국 정부 부처(DBT)의 2024년 4분기 Copilot 파일럿(라이선스 1,000개)도 같은 결론이었습니다. 만족도 72%에 시간이 조금 줄어드는 건 관측했지만 생산성 개선의 확실한 근거는 못 찾았다고 썼습니다. 이 직군은 그걸 재서 보여주는 자리입니다. 도입 전후의 사용률, 부서별 활성도, 실제로 줄어든 업무 시간.
조심할 것 두 가지
첫째, 자리가 아직 많지 않습니다. 공고 수가 AI 엔지니어에 비하면 한참 적습니다. 직함도 Enablement Lead·Adoption Specialist·Academy Lead·Transformation Lead로 제각각이고, 위 공고 셋 중 둘이 리크루터 대행이거나 사명 비공개라는 것 자체가 아직 초기라는 신호고요. 둘째, 다른 직군에 흡수될 위험이 있습니다. HR과 L&D(교육·인재개발) 업계가 여기를 자기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중이고, 위의 멜버른 공고처럼 한 자리가 여러 기능을 겸하기도 합니다. 이 직군만 보고 올인하기보다 하던 일에 이 기술을 보태는 쪽이 안전합니다.
Microsoft 쪽 반론도 하나 적어둡니다. 2026년 1월과 7월 실적 발표에서 유료 시트가 1,500만에서 3,000만으로 늘었고 주간 참여도가 Outlook·Teams 수준이라고 했습니다. 자사 발표인 데다, 1,500만이라고 해도 상용 M365 시트 전체의 3%대였으니 걸러 들어야 하지만, 안 쓰는 라이선스가 실제로 줄고 있다면 “쓰게 만들었다"를 증명한 사람의 몸값은 오히려 올라갑니다.
빌더라면 오히려 유리합니다
경력 요구가 교육·체인지 쪽이라고 해서 만드는 사람이 불리한 게 아닙니다. 위 ASX 150 공고의 원문이 이렇습니다. “AI를 정말로 살아 숨 쉬듯 쓰는 사람, 직접 실험하는 사람을 찾는다."(원문: “genuinely lives and breathes AI, actively experiments with the technology themselves”) “전략만 세우거나 딜리버리를 감독하는 자리가 아니라 소매 걷고 직접 하는 자리다.” 직접 만들어 본 사람이 L&D 제너럴리스트보다 유리하다는 뜻입니다.
그리고 이 직군의 좋은 점은 이직 전에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. 지금 팀에서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하나를 만들고 쓰는 사람 수를 도입 전후로 재보세요. 워크숍 한 번 열고 2주 뒤 사용률을 기록하세요. 그 전후 기록 몇 장이 이 직군의 이력서입니다.
다음 편은 거버넌스입니다. 규제는 미뤄졌는데 채용은 멈추지 않은 이상한 시장을 다룹니다.